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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시대, 소비는 어떻게 바뀌고 있는가?

by ddaddaoni 2025. 4. 24.

돈의 무게가 달라진 시대

2023년을 기점으로 글로벌 경제는 다시 한 번 금리 인상기의 정점에 다다랐습니다. 중앙은행들은 물가 안정을 위해 기준금리를 지속적으로 인상했고, 이는 곧 대출 이자 상승, 투자 심리 위축, 기업 자금 조달 부담 증가 등 실물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영역은 바로 소비입니다. 고금리는 단순히 돈의 가격이 비싸진다는 의미를 넘어서, 사람들의 소비 습관, 우선순위, 심리 구조를 변화시키는 요인이 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고금리 시대에 소비가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를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합니다.

고금리 시대, 소비는 어떻게 바뀌고 있는가?
고금리 시대, 소비는 어떻게 바뀌고 있는가?

 

'지금보다 나중': 즉시 소비에서 유보 소비로

 

과거 저금리 시대에는 돈의 가치가 빠르게 감소한다는 인식 때문에 소비를 앞당기는 경향이 컸습니다. 이른바 "지금 즐기자"는 소비 문화가 주류였죠. 하지만 금리가 오르면서 미래의 돈 가치가 더 커지고, 반대로 현재의 소비가 부담스러워지는 심리적 전환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변화는 신용카드 사용 감소와 무이자 할부 축소입니다. 과거에는 카드 할부를 통한 소비가 자연스러웠지만, 금리가 오르면서 실제 부담이 커졌고,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구매 자체를 미루거나 축소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또한, 이른바 "유보 소비"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소비자는 큰 지출을 앞두고 더욱 많은 비교와 고민을 하며, 불필요하거나 즉각적인 만족을 주지 못하는 소비는 지연시키거나 포기합니다. 이와 함께 중고 거래, 대여 서비스, 리퍼브 제품 등 대체 소비 방식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도 눈에 띄는 현상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절약 차원을 넘어, 리스크 회피적 소비 성향의 강화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는 지금 당장의 기쁨보다, 미래의 안정성을 우선순위에 두고 행동하고 있습니다.

'지금보다 나중': 즉시 소비에서 유보 소비로
'지금보다 나중': 즉시 소비에서 유보 소비로

'싸다고 사지 않는다': 절대가치보다 체감가치

 

고금리 시대에도 물가는 내려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자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체감 물가는 더욱 높아졌죠. 이런 환경 속에서 소비자는 단순히 가격이 낮은 제품을 찾기보다는, "이 가격을 낼 만큼의 가치가 있는가"에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어, 외식비가 부담스러워진 소비자들은 단순히 싼 식당을 찾기보다는, 퀄리티 높은 간편식, 맛과 성분이 뛰어난 밀키트를 선택합니다. 가격보다 가성비를 넘은 가치비를 따지는 것이죠. 이는 브랜드에게 단순한 할인 경쟁이 아닌, 정체성과 품질, 경험에 집중한 마케팅 전략을 요구합니다.

이러한 흐름은 프리미엄 시장의 선별적 확대로도 이어집니다. 예를 들어, 가전이나 가구처럼 장기적으로 사용하는 제품에서는 소비자가 더 좋은 품질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해졌습니다. 이는 한 번 사고 오래 쓰겠다는 전략, 즉 '가성비'가 아닌 '가심비'를 추구하는 방향으로의 전환입니다.

소비자는 더 똑똑해졌습니다. 광고에만 의존하지 않고, 리뷰, 커뮤니티, 비교 플랫폼을 통해 정보력을 높이며,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소비를 우선시합니다. 이런 변화는 기업의 상품 기획과 유통 전략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으며, 결국 '가치 중심 소비'가 새로운 표준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싸다고 사지 않는다': 절대가치보다 체감가치
'싸다고 사지 않는다': 절대가치보다 체감가치

'소유보다 경험': 비용 아닌 감정의 ROI

 

고금리 시대에는 대출 이자, 신용 카드 사용,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증가 등으로 인해 소유에 대한 부담감이 커졌습니다. 그에 따라 사람들은 '물건'보다 '경험'을 더 중요하게 여기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여행, 전시, 체험형 클래스, 취미 기반 커뮤니티 활동 등 비물질적 소비 증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예컨대, 해외여행 대신 국내 소도시 여행이나 한 달 살기 같은 방식이 주목받고 있으며, 소확행, 휘게, 미니멀리즘 같은 소비 문화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또한, 경험 중심 소비는 SNS, 유튜브, 블로그 등의 자기표현 욕구와도 맞물려 있습니다. 단순히 물건을 사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통해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나의 삶이 어떻게 나아졌는지를 나누는 소비가 증가하는 것이죠.

이런 흐름 속에서 기업들은 단순한 상품 판매를 넘어서, 고객에게 경험을 설계하는 브랜드로의 변화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브랜드 스토어의 체험 공간화, 라이브 커머스, 이벤트 마케팅 등이 활발해지고 있는 이유입니다.

즉, 소비자는 물건 하나를 사더라도 그것이 가져다줄 감정의 가치, 인생의 만족도, 사회적 의미 등을 기준으로 구매 결정을 내리고 있습니다. 비용 대비 만족감이라는 관점에서, 이제는 ROI(Return on Investment)가 아니라 ROE(Return on Emotion)의 시대가 열린 셈입니다.

 

고금리 시대, 소비는 더 '정교해졌다'

고금리는 단순히 돈이 비싸진다는 것을 넘어, 사람들의 삶의 방식과 가치 판단을 바꾸고 있습니다. 소비자는 더 이상 가격만을 기준으로 행동하지 않으며, 더 신중하고, 더 똑똑하게, 그리고 더 자신에게 맞는 방식으로 소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기업과 브랜드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줍니다. 단기적인 가격 전략보다는 장기적인 신뢰와 품질, 그리고 고객의 삶에 의미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결국 고금리 시대의 소비는 덜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더 잘 소비하려는 움직임입니다. 위축이 아니라 전환이며, 절약이 아니라 재정렬입니다. 이 새로운 소비 지형을 이해하고 대응하는 기업만이, 변화의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중요한 질문은 하나입니다. 당신의 비즈니스는, 이 변화된 소비자의 기준에 부합하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