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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 쇼크 이후의 명품 소비: 가격 상승에도 끄떡없는 이유

by ddaddaoni 2025. 4. 28.

 가격이 오를수록 더 사고 싶어지는 역설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이 급등하면서 식료품, 에너지, 주거비 등 일상 소비 품목의 가격이 치솟았습니다. 많은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이고, 가성비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분위기가 짙어지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판매가 더 늘어난 분야가 있습니다. 바로 명품 시장입니다.

명품 브랜드들은 팬데믹 이후 지속적으로 가격을 인상했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샤넬, 에르메스, 루이비통과 같은 대표적인 하이엔드 브랜드들은 인플레이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고가 정책을 유지하거나 심지어 더욱 강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을까요? 이번 글에서는 인플레이션 시대에도 명품 소비가 견고한 이유를 세 가지 측면에서 분석해 보겠습니다.

 

명품은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자산'이 되었다


최근 명품 소비는 단순한 사치나 일회성 구매를 넘어, 일종의 투자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중고 시장에서도 높은 가치를 유지하는 점 때문에, 명품은 하나의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는 것입니다.

명품은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자산'이 되었다
명품은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자산'이 되었다

명품 = 인플레이션 헷지 수단

 

과거에는 부동산이나 금과 같은 실물자산이 인플레이션 대비 투자처로 주목받았지만, 최근에는 고가 명품도 일정 부분 가치 저장 수단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일부 인기 제품은 출시 직후보다 수년 후 더 높은 가격에 재판매되기도 하며, 특히 한정판이나 클래식 제품은 시간이 갈수록 희소성이 올라가 자산 가치를 더욱 높입니다.

예를 들어, 샤넬 클래식 플랩백이나 에르메스 버킨백은 몇 년 사이 가격이 두 배 이상 오르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상승 추세는 소비자들로 하여금 '지금 사지 않으면 더 비싸질 것'이라는 심리를 자극합니다.

 

중고 명품 시장의 성장

 

'리셀 시장' 또한 명품 소비를 촉진하는 요인입니다. 더 이상 명품 구매가 단순히 사치재 소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재판매를 통한 수익화 가능성까지 고려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트렌비, 발란, 크림 등 명품 중고 및 리셀 플랫폼이 급성장하면서 명품 시장 전체 파이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명품은 사는 순간 가치가 떨어지는 일반 소비재와 달리, 잘만 고르면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를 보존하거나 상승시킬 수 있는 자산이 되는 셈입니다.

 

불확실성 시대에 더욱 강화된 '심리적 보상 소비'


팬데믹, 경제 침체, 금리 인상, 지정학적 위기까지… 최근 몇 년간 세상은 끊임없이 불확실성에 휩싸였습니다. 이런 시기일수록 사람들은 더 강한 스트레스와 불안을 느끼게 되는데요. 이러한 감정을 해소하려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보상 소비입니다.

불확실성 시대에 더욱 강화된 '심리적 보상 소비'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명품

 

명품은 단순히 '비싼 것'을 넘어서, 구매자에게 심리적 만족감과 자기 효능감을 제공합니다. 특히 고급스러운 매장 경험, 품질에 대한 확신, 브랜드가 주는 사회적 지위 감각은 다른 소비재로는 대체하기 어려운 만족감을 줍니다.

이는 단순한 허영심이라기보다는, 불안정한 외부 세계에 맞서 개인의 정체성과 안정감을 지키려는 심리적 기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명품은 자신을 위한 일종의 '심리적 보험'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보복 소비(binge buying) 현상

 

특히 팬데믹 기간 동안 억눌렸던 소비 욕구가 한꺼번에 터져 나오면서, 고가 제품에 대한 수요가 폭발하는 이른바 보복 소비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이동 제한, 여행 금지 등으로 여가 소비가 막히자 상대적으로 상품 소비, 특히 명품 소비가 대체제로 부상한 것입니다.

최근에는 이러한 보복 소비가 단발성 트렌드를 넘어서, 일상적 소비 패턴으로 자리잡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초격차 전략: 가격 인상으로 오히려 브랜드 파워를 키운다

 

명품 브랜드들은 단순히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가격을 올린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이번 기회를 통해 초격차(超格差) 전략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가격 인상 = 프리미엄 이미지 강화


명품 브랜드는 '높은 가격' 자체를 가치를 상징하는 요소로 활용합니다. 가격이 오르면 오를수록, 명품에 대한 희소성과 프레스티지가 더욱 강화되기 때문입니다. 이는 오히려 기존 고객들에게 "내가 소유한 제품이 더 특별해졌다"는 만족감을 주고, 잠재 고객들에게는 더욱 동경의 대상을 만들어냅니다.

샤넬은 2020년 이후 네 차례 이상 가격을 인상했지만, 매출은 매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에르메스 역시 극단적인 소수 전략을 통해 공급량을 조절하고 가격을 올리며,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초고가 명품 시장 확대

초고가 명품 시장 확대
초고가 명품 시장 확대


또한 최근 명품 업계는 '럭셔리 중의 럭셔리'를 지향하며, 초고가 상품 비중을 더욱 늘리고 있습니다. 1,000만 원 이상 가격대의 한정판 가방, 수천만 원대의 하이주얼리 컬렉션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초고액 자산가층은 경기 침체에도 비교적 영향이 적기 때문에, 이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명품 업계의 생존 전략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아시아 시장, 특히 한국과 중국의 젊은 부유층을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다는 점이 특징적입니다.

 

 명품 소비는 단순한 사치가 아니다

인플레이션 시대에도 명품 소비가 줄지 않는 이유는 복합적입니다.
명품은 단순한 소비재가 아니라 자산, 심리적 안정, 사회적 지위를 동시에 제공하는 특별한 상품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브랜드들의 전략적 가격 정책과 희소성 관리가 더해지면서, 명품 시장은 더욱 견고하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인플레이션이 안정되더라도, 명품 소비 트렌드는 쉽게 꺾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제 명품은 단순한 '사치'가 아닌, 현대 소비자들의 새로운 가치 표현 방식이자 자산 운용 포트폴리오의 일부로 자리잡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국 질문은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왜 명품을 사느냐"가 아니라, *"왜 지금 명품을 사지 않느냐"로요.